책은 갈비뼈와 척추이고, 피와 잉크이고, 사람들이 꾸는 꿈이자 살아가는 인생의 재료다.
한 번에 한 페이지씩, 하루에 한 번, 하나의 여행.
$25년도에 읽다 중단하고, 26년에 하루 한 페이지 도전을 시작하면서 다시 펼쳤는데 이 문구를 봤다. 마치 책이 앞으로의 도전을 응원해주는 느낌이었달까.
그리고 이 문장은 블로그 글의 부제목이 되었다.
우리가 살 수 있는 인생의 숫자는 우리가 읽기로 선택한 책의 숫자로만 한계가 정해진다.
아직도 그녀가 앞으로 얼마나 멀리 도약할 의지가 있는지 말할 수 없었지만, 두려움에 굴복하지 않고 이제는 밑을 내려다보고 적어도 바닥까지 추락하는 데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판단했다. 이제 시작이다. 어쩌면 이번에는 혼자 떨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인생은 살면서 생긴 흉터들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그 흉터 이면에 있는 것으로 인해, 그 흉터가 남긴 인생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정의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분류를 다시 보아도 분명 소설책이다. 그런데 내가 고른 인상깊었던 문장들이 도저히 소설로 보이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소설이 맞다.
주인공은(적어도, ‘이 책’의 서술자는) 희귀본을 수집하고 판매하는 서점을 운영한다. 서점 한 구석의 방에서 찢어지고 빛바랜 책들을 수선하는 일도 하고 있다. 어느 날, 주인공은 제목도 없고 저자도 없는 한 쌍의 책을 만나게 되는데, 주인공이 이 한쌍의 책을 읽으면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물론, 우리도 그 책의 내용을 모두 볼 수 있다. 그래서 한 권의 책을 읽고있지만 총 3권의 책을 읽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실제로 3권의 책을 읽는게 맞다) 진행이 어수선하지 않고 흥미진진하게 흘러간다. 나중에는 주인공이 책의 나머지 부분을 빨리 읽길 바라는 마음이 커지기도..
아주 오랜기간 책에 대한 주의집중력을 잃어버린 나에게 독서 재활용으로는 매우 적합한 책이었다. 독후감이 자꾸 운명론적인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 같지만, 뭐든 첫번째는 우연을 넘어 어떤 초월적인 우주적 흐름으로 느껴지게 마련이다. 여튼, 집중력이 흩어질만 하면 다른 책으로 바뀌고, 마치 병렬독서를 하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혹시라도 독서 재활이 필요하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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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1 ~ 2024.01.31
책을 읽고 난 후
모두가 가면을 벗는다면
우리를 위해 만들어지지 않은 세상에서 권한과 선택권을 빼앗긴 장애인이다.
눈이 먼 사람은 ‘다른 시각’을 가진 것이 아니다. 볼 수 있는 사람들에 의해, 볼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해 설계 된 세상에서 다른 사람들과 같은 능력을 갖지 못한 것이다. 세상은 장애인에게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그를 적극적으로 불구화한다. 장애를 장애라고 부르는 것은 장애인을 존중하고 우리가 받는 억압을 드러내는 방법이다.
우리는 아시아인을 ‘아시아인으로 태어난 사람’이라고 부르거나 동성애자를 ‘동성애를 하는 사람’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이런 정체성을 개인의 일부로 간주하는 것이 이들을 존중하는 태도임을 알기 때문이다. ‘자폐증 진단을 받은 사람’과 같은 표현도 찜찜하긴 마찬가지다. 트랜스젠더 여성을 진정으로 존중한다면 ‘이 사람은 여성으로 식별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이 사람은 여성이다’라고만 말하지 않겠는가.
팬덤 개념도 자폐인들이 만들었다. (중략) SF 초창기에 자폐증 성인들은 최초의 팬 잡지를 발간하고 우편과 무전으로 팬픽을 교환했다. 최초의 SF 컨벤션 기획을 돕거나 일찍부터<스타트렉>에 열광하며 팬픽을 쓰기도 했다. 자폐인 오타쿠들은 인터넷이 생기기 훨씬 전부터 잡지 뒤쪽의 개인 광고를 통해 서로 만났다. 인터넷이 널리 보급됨과 동시에 자폐인들의 게시판, 채팅방, 대규모 멀티플레이어 게임, 그 밖에도 커뮤니티를 찾고 모이는 데 유용한 온갖 소셜 네트워크가 넘쳐나게 되었다.
정신건강에 대한 현재의 협소한 정의를 허물고 다양한 사고와 감정, 행동 방식을 존중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다. 사회를 보다 유연하고 차이에 너그럽게 재구성한다면 인류 전체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이 향상될 것이다. 이렇게 보면 가면 벗기는 정치적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이 목표를 이루려면 개인의 능력이나 필요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의 삶에 가치를 부여해야 하며, 사회를 모든 사람의 생산성을 최대화하는 장치가 아니라 모든 사람을 돌보기 위해 존재하는 체계로 간주해야 한다.
소설이 아닌 책을 얼마만에 읽어보는지. 나중에 읽어봐야지 하고 담아뒀던 북마크 저 밑에서 끌어올려 먼지를 털고 책을 펼쳤다. 소개글을 봤을 땐, 사람들을 대할 때 내가 짓는 표정과 감정이 진짜인지, 가면은 아닌지에 대한 얘기인줄 알았는데 자폐에 관한 이야기였다. 비장애인들 사이에서 나의 장애를 감추기 위해 쓴 가면들을 이제는 벗어야 한다는 얘기이다.
무언가 나의 고유한 성질들을 세상에게 감추기 위해 가면을 쓰고 갑옷을 둘러봤던 사람이라면 내가 자폐가 없더라도 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내가 그런 느낌을 받았다. 이젠 너무나도 지쳐서 ‘나’ 자체가 세상에 들통나도 상관없는 사람, ‘나’의 존재를 오롯이 받아들이라고 세상에 요구하고 싶은 사람, ‘나’의 다름을 내가 받아들이는데에 아직 서투른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물론 자폐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자폐를 비롯해 장애를 어떻게 인식해야하는지, 우리가 만든 허구의 상자속에 들어가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에게 그저 장애라는 이름표만 붙인 뒤, 그들에게 어떤것들을 포기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었다. 그리고 세상을 얼마나 많이 변화시켜야 하는지 가늠조차 되지 않아 막막하기도 했다. 일단 당장 내가 해볼 수 있는건, 이러한 책들을 펼쳐서 읽고 생각해보는것. 그것 정도는 해볼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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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1 ~ 2024.01.31
책을 읽고 난 후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
“이름이 있다면 제대로 불러주고 싶을 뿐입니다. 저도 한데 묶여서 인류라고 불리기는 싫으니까요.”
(“혼자 지내는 걸 좋아하시는군요"라는 말을 들었다. 그런 건 아니니까 난감하다.) 그렇다. 혼자가 좋은건 아니다. 그저 남에게 연애 감정을 품지 않을 뿐,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아무도 이해해주지 않는데,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생판 남이 이렇게 내 마음을 다독여주다니 어쩐지 묘한 기분이었다.
그렇지만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 내 인생에 뭐라고 할 수 있는 건 나뿐이다. 내 행복을 결정하는 건 나 자신이다.
페달을 밟지 않고 이대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자전거는 역 앞 슈퍼를 향해 쭉쭉 나아간다. 나도 계속 나아가고 싶다.
우리의 최선을 향해. 내 최선을 향해, 앞으로, 앞으로.
일본 드라마가 먼저 나왔고, 그 드라마의 각본가가 소설로 편집한 책이다. 사실 드라마를 보려고 저장해 뒀었는데, 각본을 바탕으로 한 책이 있다길래 영상으로 담기지 못한 더 자세한 내용들이 있을 것 같아 책을 먼저 선택했다. 보통은 책이 먼저 출판되고, 인기가 확인되면 영상화가 진행되는데 이 경우는 반대라 책이 더 궁금해졌다.
직관적인 제목과 표지 그림만 보고도 내용을 어느정도 유추해 볼 수 있다. ‘사랑할 수 없는’, 남성과 여성 두 사람의 이야기. 작은 따옴표를 붙인 것은 무성애를 설명하는 수식어구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개인적인 의견 때문이다. 성애 중심적 사회에서 그것을 느끼지 않는 것에 대해 ‘사랑할 수 없는’이라는 설명으로 얼버무리기 참 쉽지만, 이들은 결코 사랑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아니다. 주인공인 사쿠코와 다카하시는 가족들을 사랑하고, 친구를 사랑하고, 국수를 사랑한다. 책을 읽는 내내 이들은 사랑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맞는가에 대한 의문이 계속해서 생긴다.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자꾸 곱씹어본다. 아, 이런걸 의도한 제목이었던걸까..? 표지를 다시 바라본다.
남에게 연애 감정을 품지 않을 뿐, 혼자 지내는 걸 좋아하는 게 아니라는 문장에서 내가 갖고 있던 편견을 확인했다. 아, 그래. 연애를 하고 싶지 않은 거지 혼자가 좋다는 것이 아닌데. 두 명의 이성이 연애 없이, 성애 없이, 함께 하기를 선택하고 한 가족이 되는 과정을 바라보면서 이것이 소설임을 자각하는 순간도 없지 않았지만 이런 방법도 있구나 상상해 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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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1 ~ 2024.01.31
책을 읽고 난 후
잠자는 숲속의 소녀들
나는 카나 박사 및 포트아서에 사는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리지시크니스에서 감탄할 만한 점을 수없이 발견했다. 이 병은 문화적으로 용인되는 범위에서 고통을 표현하는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다. 그리고 개인적, 사회적 갈등을 외부화하고 다루는 수용 가능한 방식이다. 이것이 유용한 또 다른 이유는 비난이 함께 따라오지 않기 때문이다. 악마의 개입은 개인에게 초점이 쏠리지 않게 해줄 외부 요인이 되어준다. 또 치료에서 목표로 할 대상을 제공하기도 한다.
음모가 평범한 일상보다 더 설득력 있을 수 있다. 병의 이유가 외부에 있는 것이 심리적인 기제보다 더 매력적이기도 할 것이다. 병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혼란스러운 상태보다 단 한 가지 실질적인 설명이 가능한 편이 더 마음에 위로도 될 것이다.
계속 이름을 바꾸는 건 마치 이름을 단순하게 바꾸면 비판과 낙인을 없앨 수 있다고 믿는 것과 같다.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아이들, 악마가 깃들어 장정 대여섯명이 붙들어도 막을 수 없는 초인적인 힘이 생겨난 소녀들, 평화로운 도시의 파티에서 갑자기 쓰러지는 사람들, 쿠바의 외교관들에게만 발생했던 초음파 공격 등 너무나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한 이 책은 심인성 질환, 즉 마음의 병에 대한 책이다. 잠깐 언급되는 정도지만 우리나라의 ‘화병’도 등장한다.
그 중, 가장 흥미있었던 사례는 중앙아메리카의 니카라과란 나라에서 미스키토인들에게 나타나는 ‘그리지시크니스’라는 병이다. 이 병은 주로 가부장적 억압을 겪는 청소년기의 소녀들에게서 발병한다. 그리지는 crazy를 뜻한다. 즉, 미쳐버리는 병이라는 것이다. 주로 누군가가 나타나 자신을 데려가려는 환시와 환각을 경험하는데 사람에 따라 자신을 데려가려는 이의 모습이 다르게 나타나지만, 목격하는 순간 그를 따라간다면 죽게될 것임을 직감하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저승사자와 비슷하다고 느꼈다. 우리는 죽음을 관장하는 저승 공무원의 형태로 받아들이지만 니카라과의 미스키토인들에게는 정령이었다. 정령을 보게되면 미쳐버리고, 자신을 잃어버린다고 받아들여진다.
익숙한 모습에서 특별히 흥미를 끌었던 부분은 이 정령을 본인 스스로가 불러들이지 못한다고 여기기 때문에 달라지는 공동체의 시선이다. 누군가가 흑마술이나 저주를 내렸기 때문에 환자에게 정령이 찾아와 병에 걸렸다고 생각하므로 환자에겐 아무 잘못이 없는 감염의 형태로 받아들여진다. 누가 병에 걸리면 공동체는 환자에게 저주를 내릴만한 사람을 적극적으로 함께 찾아내 처벌하고, 환자에게 더이상 접근하지 못하도록 격리시키거나 쫓아낸다. 이 과정에서 주로 십대 소녀들인 환자는 공동체의 적극적인 개입과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즉, 그리지시크니스는 직접적 언어로 쉽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소녀들이 공동체에게 보내는 하나의 무의식적 구조요청인 셈이다. 병의 원인을 환자 개인이 아닌 외부의 저주 탓으로 돌리면서, 환자는 낙인 찍히지 않고 온전한 보호를 받을 수 있게된다. 이 얼마나 이상적인 모습인가. 환자들이 환시와 환각을 경험하고 미쳐 날뛰더라도 정령에게서 비롯된 행동이므로 환자의 잘못이 아님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우리는 왜 환자와 피해자에게서 자꾸 원인을 찾으려 할까? 그것이 바로 아픈 환자와 힘든 피해자를 향한 또다른 공격이 되는 행동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들 외부를 향해 시선을 쉽게 돌리지 못한다. 공동체의 낙인 없는 보호만으로도 지킬 수 있었던 수많은 사람들에 대해 곱씹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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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1 ~ 2024.01.31
책을 읽고 난 후
사서 일기
엄마, 아빠, 헤어리, 나의 털북숭이 고양잇과 감독님들
그리고 처음부터 함께해준 트위터 친구들에게.
이 책을 여러분에게 바칩니다.
$시작부터 느낌이 좋다. 트위터 친구들에게 바치는 책이라니.
즐거움을 위한 책 읽기도 달리기와 비슷하다. 한동안 독서를 안하다가 책을 집어드는 습관으로 돌아가려면 노력이 이만저만 드는 게 아니라고 느껴질 수도 있다. 실제로 책을 끝까지 붙들고 있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유지하는 게 무리라고, 책이 두껍거나 문장이 유독 만연체라면 특히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단계에서 포기한다. 내가 그랬다. 나도 취미 독서를 몇 년 동안 끊었었는데, 공부하느라 읽는 텍스트만으로도 벅찬데 여기서 뭔가를 더 읽는다니 생각만으로 마조히스트나 할 짓이라는 기분이었다.
중요한 건, 즐거움을 위해 책을 읽을 때 너무 수준 낮거나 너무 유치하거나 너무 단순하거나 짧거나 시시한 책은 없다는 사실이다. 도서관의 그 누구도 당신에게 독후감을 요구하지 않는다. 내 장담하는데, 도서관의 어느 누구도 당신을 평가하지 않는다.
컴퓨터를 쓸 때 나나 다른 도서관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은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에 속한다. 그들은 거의 가난하고 나이가 많거나 또는 장애가 있다. 애매모호하고 말도 안되는 것 같은 요청은 그들이 멍청하거나 일부러 어깃장을 놓는 게 아니라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원칙이 또하나 적용된다. 언제까지나 인내할 것. 누가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 당신은 절대 알지 못한다.
말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틀린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틈새를 메우고 차이를 줄이는 것이 사서의 일이다. 우리는 정보 접근권을 가진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의 간극을 메운다. 우리는 필수 서비스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제공하여 부자와 빈자의 차이를 줄인다. 마찬가지로, 의사소통에 간극이 있다면 그것을 메울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지금 이 순간 살아 있는 이유는 오로지 절실한 순간에 운좋게 도움을 얻을 수 있어서였다고, 그런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된 이유는 오로지, 지금 당신이 한것처럼, 도와달라고 손을 뻗었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나는 트위터 앱을 열고 내 익명 계정에 로그인했다. 십 년 전부터 사용하던 계정이었다. 몇몇 친구들이 내 계정을 알기는 하지만 대개의 경우 배출을 위한 장소였고, 특히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선 대나무숲 같은 곳이었다. 험난했던 시기에 간절히 갈구했던 지지와 격려를 그 조그만 파랑새 앱에서 발견하곤 했다.
우리는 책을 정리하고 듀이 십진분류법의 숫자를 설명하고 컴퓨터를 닦고 문서를 인쇄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그 모든 일이 하나로 수렴된다. 이곳을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 계속 유지하는 것.
비록 이렇게 축소된 상태일망정, 도서관은 모든 사람에게 최우선으로 제일 요긴한 곳이다. 여기는 평등을 위한 장치이자 안전한 공간이며 지역사회의 심장이다.
우리가 책을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을 받았고 책을 살 돈이 있는 운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책들에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공정하지 않다. 내가 보기엔 바로 그 지점에서 도서관이 등장한다.
책을 읽으면서 인상깊었던 문장들은 노션에 따로 기록을 해두는데 아마 책에 직접적으로 형광펜을 칠했다면 이 책의 모든 페이지에 형광펜 자국이 남았을것이다. 첫 장부터 트위터 친구들에게 바친다는 문장으로 시작되는데 이 어찌 심장박동이 빨라지지 않을 수 있으리.
스코틀랜드의 한 트위터리안이 도서관의 사서가 되면서 겪은 일들과 생각에 대한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게 정말 다 도서관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한국의 도서관만 경험한 독자는 당황하게 된다. 물론 한국의 사서로서 몰아치는 폭풍들과 파도가 나름 있겠지만은, 이 책에 등장하는 사건 사고들은 잘하면 저녁 황금시간대 뉴스에서 볼 수 있을만한 일들이다.
앞서 읽었던 책들에서 인상깊었던 문장들은 세 문장 정도 되는데 이 책은 무려 10개의 문장을 발췌했다. 심지어 추린게 이정도다. 잘하면 가좍으로 분류될만한 트위터리안인 작가의 생각들에 깊이 공감하는 점들이 많았다. 내가 있어도 괜찮은 공간은 도서관뿐이라는 감각을 한번이라도 느껴봤다면 이 책에서 공감하는 부분들이 많을 것이다.
내가 기억하는 가장 처음의 도서관은 어린이 도서관이었다. 도서대출증을 처음 발급했던 그 때, 도서관에 얼마만큼의 햇빛이 들어왔었는지를 기억한다. 어린이 도서관답게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곳이었는데 정작 도서관에서는 책을 읽지 않고 뛰어 놀다가 재밌어 보이는 책을 집어 집에 돌아갈 때 대출했던 기억이 난다. 좀 더 커서 방문한 다른 도서관은 주로 시험공부를 하기 위해 친구들과 방문했다. 소리죽여 웃음을 참으며 낙서를 주고 받고, 집에 돌아갈 땐 가끔 소설책을 빌려갔다. 지금은 어릴 때보다 더 많이 도서관을 이용하지만 공간에 방문하는 것은 아니다. 주로 전자도서관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삽화나 사진이 많은 책을 대출할 때만 가끔 방문한다. 돌이켜보니 내 옆엔 항상 도서관이 있었다. 또래 친구들보다 책을 많이 읽는 편이었고 아주 큰 건물이 주는 안락함이 좋았다. 고개를 어디로 돌려도 글자가 가득한게 좋았다. 아마 그 때부터 인스타보다 트위터에 적합한 인간으로 분류되지 않았나싶다.
성인이 되자 1년에 책 한권도 읽지 않은 해가 나날이 늘어갔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도 잊은 채로 시간이 흘렀다.
책 읽기를 좋아하고 싶다면, 좋아하는 책을 읽으세요.
아, 그래. 이거였어. 내가 책 읽기를 좋아했던건, 좋아하는 책을 읽었기 때문이었어. 나 책 참 좋아했는데.
올해는 벌써 5권이나 읽었다. 그리고 점점 책을 읽어야만 한다는 책임감이 옅어지고 있다. 책이 재밌어지고 있다. 도서관에서 기대감을 가득 안고 책을 골랐던 그 때가 떠올랐다. 도서관에게 내가 어떤 감정을 가졌는지 다시 생각났다. 올해의 마지막 날, 나는 몇권의 책을 읽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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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1 ~ 2024.01.31
책을 읽고 난 후
충청도 뱀파이어는 생각보다 빠르게 달린다
하루만에 빠르게 읽었을 정도로 짧은 길이의 글. 제목을 보자마자 그냥 넘기지 못했는데 표지부터 범상치않은 느낌을 준다. 제목에서 쉽게 유추해볼 수 있는 것처럼 이 책에는 충청도 뱀파이어가 등장한다. 여유로운 이미지로 대표되는 지역, 충청도. 좀비가 아니라 뱀파이어라는 점이 좀 특이하긴 하지만 종의 특성을 넘어 지역적 특성까지 연결한 발상이 재밌었다. 주인공의 설정 요소부터 코미디인데 속으로 따라해보게 되는 충청도 사투리도 제대로 본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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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1 ~ 2024.01.31
책을 읽고 난 후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
신은 빌어먹을 개새끼다
갑작스러운 형섭의 눈물에 나는 무너져 내렸다. 만약 신이 막 너머에 있다면, 형섭의 죄를 사해주실까? 형섭의 죄는 사해질 수 있는 것일까? 자기가 그렇게 세상을 설계해 놓았으면서 죄를 없애주지 않는 신을 우리가 믿어도 될까?
항해부에서 이성 간 대화 금지령을 공표하고 나서, 중성이 있다는 소문이 간간이 들리긴 했다. 중성은 남녀 성기를 모두 몸에 달고 있다고 했는데, 반장은 그런 존재는 없다고 말했다. (중략) 자식을 낳지 못하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러나 칠칠팔은 달랐다. 그날 그는 이발소에서 퇴근하던 길에 내게 말했다.
“그런 존재가 있다면, 나는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거야.”
“왜?”
“저들이 내놓는 기준이 의미 없다는 걸 증명해 주는 존재니까.”
먼 미래의 지구, 그리고 한국. 이 책은 전 우주적 이야기를 내내 하고 있지만 무대는 대한민국이다. 온 우주에 생명체는 지구에만 있고, 인류의 미래를 짊어지고 오로지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이들만이 우주의 끝, 막을 향한다. 너무나 국수주의적인 생각이지만 작가는 부족함없이 말이 되게끔 풀어냈다. 막 너머의 신을 찾아가고, 사이비같은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종교적이라고 보기는 힘들어보인다. 그래서 참신했다.
거의 일주일만에 모두 읽었다. 정말 재밌다고 생각했던 책도 2주는 걸렸다. 그러나 이 책을 추천하기는 쉽지 않다. 전반적인 분위기가 너무 음울하다. 끝나지 않는 장마가 계속되는 것 같다. 그런데 책을 놓을 수 없다. 순간, 단어가 주는 역겨움에 그냥 닫아버릴까 하는 마음이 들어도, 페이지를 넘기고야 만다. 내 불쾌감과 구역감을 뒤로하고 이야기가 어디를 향해 가는지 너무 궁금했다.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흡입력 있게 계속해서 페이지를 넘기고 싶은 욕구가 드는 책은 드문데 바로 이 책이 그런 책이다.
어떤 책을 읽기로 결심하는 과정에 대부분은 트위터가 관여한다. 오, 이 책 재밌대.
하지만 이 책은 소설 카테고리에서 재밌어보이길래 그냥 펼쳤다. 만약 트위터에서 이 책을 만났다면 약간 고어적인 이미지를 불러 일으키는 요소들이 계속해서 등장한다는 친절한 설명이 뒤따랐을것이다. 그걸 읽자마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갔겠지. 그럼에도, 지금 이 문구를 보자마자 보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졌다면, 계속해서 다음장이 끊임없이 궁금해지는 책을 만나기 힘들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한번만 읽어보기를 권한다.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있는 SF작가들이 거의 만장일치로 이 소설을 대상에 꼽은데는 이유가 있다. 상을 받아서 이 책이 대단한게 아니라, 마지막 장을 마주하게 되면 왜 상을 받을 수 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간다. 끝이 없어보이는 장마가 계속되는 중에도 해는 뜬다. 그리고 그 별로 밝지 않은 빛을 경험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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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1 ~ 2024.01.31
책을 읽고 난 후
조선사이보그전
“정말 인간들이란 예상과 한 치도 다를 바 없이 행동하는군요.”
이제 G9는 역사를 바꾸는 것은 하나의 사건이나 생각 혹은 인물이 아닌, 수많은 인간이 살아가며 얽히고 맺어지는 상호작용이라는 것을 알았다. 아무리 G9가 로봇으로서 강력한 능력을 갖추고 있더라도, 계속해서 현실의 한계에 부딪히고 때로는 무력하기까지 했다. G9 또한 다른 인간들과 같이 역사라는 강 속에 있는 한 방울의 물에 지나지 않았다.
한때 G9는 미래의 인간들에게 설정당한 자신의 본능에 따른 행동을 의심하고 부정했었다. 이제 G9는 그것을 의심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았다. 타인을 돕고자 하는 열망을 자신의 몸으로 행한 순간 그의 본능은 가짜가 아닌 명백히 존재하는 것이 되었다.
“알고 있습니다, 제가 가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걸요. 하지만 제 마음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저 밖에 전쟁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저는 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데, 여기에서 편하게 지낸다는 것이 죄를 짓는 것만 같습니다.”
‘인간에게 영혼이 있다면 사회적 맥락 속에서 정의된다.’ 인간은 살아가는 사회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중략) 한 존재가 사회의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며, 그러한 인정은 그 존재의 운명을 결정짓기도 한다. 그렇기에 차별은 악일 수밖에 없다.
조선에 간 사이보그. 사실 정확히는 사이보그가 아니라 안드로이드이긴 하다. 책 말미의 작가의 말에서도 언급되었는데 사이보그는 인체에 기계가 결합된 형태이고, 기계에 인공지능이 장착된 건 안드로이드라고 한다. (조선 로봇전은 입에 안붙는다고 조선 사이보그전이라 이름붙였다고 하는데 그럴만 했다..)
인공지능이 장착된 인간 형태 기계장치인 안드로이드 로봇 G9. 공교롭게도 늑구처럼 G1, G2, ~ 그리고 G9가 있다. G9가 만들어진 시대에서는 로봇들을 과거로 보내기도 했는데, 기록이나 유물로는 알아낼 수 없는 정보들을 직접 수집하고, 임무를 달성하면 로봇이 만들어진 시대까지 온전히 보존될 수 있는 절대 발견되지 않을 곳에서 잠든채 귀환했다. G9의 임무는 조선시대의 음성언어 샘플을 수집하는 것. 그 시대의 단어나 어원은 기록으로 존재했지만 그것을 실제 조선시대 사람들이 어떤 억양으로 어떻게 발음했는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G9는 조선으로 보내진다. 많은 지식을 담아 과거로 보내더라도 로봇의 생존율은 희박했는데, 사람들속에 자연스럽게 섞이지 못해 매를 맞거나 처형당해 파괴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G9는 사람들이 무서워 처음엔 산 속에 숨어 지내다가 어떤 사건으로 사람을 만나 본격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한다.
G9가 임무를 수행하는 시대는 임진왜란 중인 조선이다. 이순신 장군이 활약하는 시기의 진주지역에서 이야기는 출발한다. 보통 로봇이 등장하는 SF소설은 로봇이 존재할만한 시대속에서 이야기를 진행시키는데, 과거로 보낸다는 설정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아, 이래서 로봇을 과거로 보낼 수밖에 없었구나 하고 납득한다. 로봇이 존재하는 시대에서는 로봇은 그 이상의 존재가 될 수 없다. 매우 친근하게 느껴 친구나 가족으로 받아들여지더라도 사람들은 이것이 로봇임을 알고 있다. 로봇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조선시대라면? 전기라는 개념조차 없는 시대에서 인간의 외형을 한 로봇이 나타난다면? 나는 다른 존재이며 로봇이라는 것을 몇번이고 설명해도 마음대로 이름 붙여지고 사람으로 받아들여진다. 그 속에서 G9는 어느날 문득, 내가 조선시대에 왔기 때문에 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G9는 가족을 잃은 아이들의 아버지가 되기로 한다.
맨 첫장부터 종부, G9는 왜군들에게 희생된 아들의 시신을 찾는다. 그리고 자신에게 없으나 가장 필요한 것은 눈물이라고 생각한다. 아들을 위해 눈물을 흘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책의 마지막장을 읽었을 때, 적혀진 글에 어떤 사실을 떠올리고 잠시 멍해졌다. 작가의 말 중에 이런 문장들이 있었다.
슬픔을, 눈물에 익사해 죽고 싶은 마음에 대해서 생각했다. 슬픔의 반복과 살아 있는 일의 죄스러움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이렇게 글을 쓰는 일뿐인가 자조하면서도 마침표를 찍고, 문장을 고쳐나갔다.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생각하고 생각한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누군가 작가의 지인중에 고인이 되신 분이 있나 싶었다. 더 읽어 나갔다. 이윽고 작가의 말이 작성된 날짜가 등장했다. 2022년 12월이었다. 문득 든 생각에 이태원 참사를 검색했다. 그 참혹했던 해가 2022년이었다. 그들의 명복이었다. 아버지인 종부, 즉 G9가 그토록 바라던 눈물이 보라빛의, 노란빛의 그 눈물들이라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아렸다. 이야기는 다 끝나 책을 덮기만 하면 되는데 그 날짜 한 줄로 방금까지 읽고 느꼈던 감정들의 무게에 아주 무거운 추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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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1 ~ 2024.01.31
책을 읽고 난 후
쿼런틴
특히 한국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난 잉여 자산을 흡수해 줄 프로젝트를 찾는 일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산업 인프라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겠지만, 뉴홍콩은 번영을 구가하는 동남아시아의 산업 중심지와 지리적으로 충분히 가까웠기 때문에 이들의 공학적 전문 기술과 남아도는 생산능력의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그 여자의 존재를 처음 ‘발견’한 것은 서울의 해킹 그룹입니다. 각종 국제 서비스 기관에서 발생한 기밀 누출 사고에 데이터를 대량으로 훔쳐내서 조사하던 중에 알아낸 겁니다.
우리가 유일무이한 것으로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은 오직 과거뿐이니까요.
모든 것은 결국 평범한 일상으로 귀속되는 법이다.
(옮긴이의 말) 대중 소설(?) 『쿼런틴』을 읽기 위해 특별한 전문 지식이 필요한 것은 결코 아니며, 소설 본문에서 닉과 포콰이의 대화에 녹아들어 간 형태로 설명되어 있는 양자론의 기본 명제들을 이해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정말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와.. 정말 어렵다. 끝까지 읽긴 했는데 책의 60% 정도는 시선이 스치기만 했다고 볼 수 있는 책이었다. 옮긴이의 말까지 다 읽어보니 번역가가 다른분이었다면 이 책의 소화흡수율이 조금은 상승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으나 원어로 읽었어도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 같다는 점이 이 책의 난이도를 가늠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제는 우리에게 너무 익숙해진 단어 ‘쿼런틴’. 어느 날, 지구의 하늘에서 별들이 사라졌다. 태양계 밖으로 커튼이 쳐진것처럼 별들의 반짝거림이 완전히 사라진 뒤 몇십년이 지난 지구에서의 이야기다. 가장 유력한 가설은 외계 종족에 의해 태양계가 나머지 우주로부터 격리당했다는 설인데, 태양계를 감싸버린 검은 구체 ‘버블’의 정체를 밝혀나가는 추리소설 형태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몇십년이 지난 지구답게(?) 이 책속에 등장하는 인류는 나노 머신으로 뇌를 컴퓨터처럼 사용하는데, 스마트폰의 앱 처럼 뇌에 ‘모드’를 설치해서 사용한다. 사람들은 더이상 어떤 기술의 숙련이 필요할 때 노력하지 않는다. 돈을 주고 ‘모드’를 설치하기만 하면 되니까. 이 책을 읽는 내내 정말 다양한 ‘모드’가 나왔고, 심지어 친절하게 가격까지 알려준다. 특히 주인공인 닉은 전직 경찰관 출신의 탐정이라 일반인에게는 판매가 불법일 것 같은 모드들도 합법적으로 설치되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지루함, 공포감, 슬픔, 혼란같은 감정마저 완벽히 제어하면서 동시에 사고력, 판단력을 강화시키기도 한다.
자연스레 떠오르는 질문. 나는 모드를 설치할것인가? 이부분에 대한 답은 명확하다. 설치를 해야만하는 필수적인 상황이 오기 전까지는 사용하지 않는다가 내 철칙이 되겠지. 얼리어답터의 성정만 본다면 출시된 지 얼마 지나지않아 빠르게 설치할 것 같지만 SPA 브랜드의 홍수속에서도 뜨개질을 하고 자수를 놓는다. ‘모드’는 나노머신이 뇌에 직접적으로 침투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정말 오랜 시간이 지나 유행처럼 모두가 사용해 그것이 사회 기준이 되어도 신체에 인위적인 변화를 주는건 하고 싶지 않다. 외부 디바이스 형태라면 출시 소식을 접하자마자 예약구매를 신청하겠지만.
너무 딱딱한 과학용어들 속에서 단순 흥미로만 다가왔던 부분이 있다. 이 책속에서 그려지는 대한민국의 모습. 최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도시를 건설할만한 투자금을 충당할 수 있는 나라. 유출자료를 제일 먼저 입수할 수 있는 해커들의 도시 서울. 중국이나 러시아로 표현되던 성질들이 대한민국에 부여되었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 그럴것도 같다는 점에서 재밌었달까.
260123 도전을 시작하며
2026년을 맞이하여 새해 목표를 하루에 책 1 페이지 읽기로 정했습니다
난 날 너무 잘 알지.
목표치를 정말 최소로 잡아야 그나마 할 수 있다는걸..
글을 아예 안읽은건 아니었어요
일단 트위터, 블루스카이부터 텍스트 기반 SNS인데다가,
팬픽. 솔직히 팬픽이 ISBN 있는 출판물이었잖아?
빼박 다독가임ㅋㅋㅋㅋㅋㅋㅋㅋ
동영상보다 글을 선호하기도 하고, 애초에 유튜브도 잘 안봐요
(하지만 트위터와 블루스카이는..?)
하루에 읽는 글자가 정말 수만글자는 될텐데
모두 휘발되는 글자들이란 생각,
남는 글자들을 읽고 싶다는 생각, 뭐 이런것들로
올해 목표는 출판된 책을 매일 한페이지씩 읽기로 했습니다
(웹소설도 출판물로 들어가나..? 이거 집계를 어떻게 해야하지.. 일단 새 웹소를 읽게되면 그 때 생각하자..)
사실 약간 부끄러운 얘기지만,
2025년에 책 적금 통장을 개설했었죠..
1권 읽을 때마다 그 책값만큼 통장에 입금하기로 정했는데
결과는.. 딱 1권값에서 늘어나질 않았다..
그렇다고 아예 안읽은건 아니고 계속 중간에 멈춰지더라고요
심지어 책이 재밌었음에도 불구하고..
조건은 완독한 책의 금액을 저금하는거였는데,
완독한 책이 딱 1권이었을 뿐..
그거 모아서 이북리더기 바꾸려고 했는데
모인 금액 총 만원..
이게 또 내가 하고 있다는걸 보여줘야,
강제성과 책임감이 좀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계속 트윗을 쓰다가
아, 이거 블로그에 해빗트래커를 만들어볼까?
해서 또 제미나이와 함께, 짜잔~!
이번에는 좀 색다른 방법을 시도했는데요
어디서 팁으로 AI하고 직접 대화를 시도하는것보다
예를 들어,
백엔드 담당 희도, 프론트엔드 담당 인성, 웹디자이너 도일
(어디서 많이 본 이름들)
이렇게 인물마다 역할을 설정해두고
“난 의뢰자고 이런이런걸 원해.
세명이서 회의를 진행하고 계획을 수립한 뒤
나에게 검토를 요청해.”
이러니까 AI랑 직접 대화를 한 100턴 진행해야할것이
회의 5번으로(프롬프트 5번) 끝남 ㄷㄷ
자기들끼리 대화하는 내용을 보고
이 기능 추가하고, 저건 별로고
방향을 잡아주기만 하면 진짜 셋이서 결과물을 만들더라고요
AI 이미지 생성은 아직도 쓰지않는데다
사진이나 그림의 저작권 소유자가
법률의 보호와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적극적인 방어로도 저작권이 침해되는 현 상황은 부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딩은 애초에 코드들이 다 공개되는 편이고
코드라는 레고 블럭을 조립해서 원하는걸 만드는거라
코딩으로 이용하는건 약간 고성능 계산기를 사용하는 느낌..?
그래서 요즘 AI 코딩으로 이것저것 만들어보는게 재밌어요
앞으로 여기에 2026년 한 해 동안
얼마나 책을 읽었는지,
어떤 책을 읽었는지 기록 할 예정입니다
그래프의 색칠된 칸을 클릭하면
날짜별로 어떤 책을 얼만큼 읽었는지,
책을 읽다가 트윗을 썼으면 그 내용도 볼 수 있어요
왼쪽 상단에 점이 있는 칸은
트윗이 포함되어 있거나 추가 메모가 적힌 칸입니다
모바일에선 좌우로 움직이면 전체 그래프를 볼 수 있어요
위에서부터 월요일~일요일이고
모양이 다른 칸은 각 월의 1일입니다
전 이 그래프 시스템을 계~~속 이용할 예정이라
온갖 상황에 대한 대비를 완벽하게 마쳤습니다
100일 챌린지도 가능하고,
30번만 해보기 이런것도 가능하고,
지금 그래프처럼 1년 동안의 기록도 가능한.
어떤 그래프를 그리고 싶을지 몰라서
미래의 나야, 내가 다 준비해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에게는 이 입력기가 보이지 않겠지만
무조건 기록이 쉬워야하기 때문에
입력기도 모두 만들었어요
희도와 인성이와 도일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특한 놈들)
가끔 들러서 잘 하고 있나~
요새는 무슨 책 읽고 있나~
구경해주시면 저에게 채찍을 때리는 것과 같다~
ㄴ 제가요?
뭐, 당연히 제가 제일 많이 보겠지만
아무도 보지 않더라도
공개된 곳에 다짐을 꾸준히 적는다는게
저한테는 아주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2026년 12월 31일,
그래프는 어떤 모양이 될까요?
260615 독후감 시스템 드디어 완성!
이 게시글이 처음 세상에 공개되었던 1월 23일..
이 때는 지금 글에 달성 그래프만 있고, 독후감 시스템이 없었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고, 책도 아직 다 안읽어서
먼저 그래프만 올리고 천천히 만들었는데요,
짜잔-☆ 1년의 절반이 날아갔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독후감 시스템은 천천히 만들어서
4월경에 이미 다 완성이 됐는데,
그 동안 읽은 책들이 쌓이면서
독후감을 작성하는게 너무 오래걸림..
하나를 쓰고나면 또 한권을 다 읽어..
그럼 또 하나 써야해..
그렇게 9권을 다 읽고 쓰는 동안
1년의 절반이 지나간것이었습니다
뭐 이렇게 독후감을 열심히 쓰는것도
도전이 다 끝나고 나면 계속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도전에는 최선을 다해야하니까
기능을 설명하자면
책 표지를 클릭하면 독후감이 나옵니다
독후감 내부에 인상깊었던 문장에는
교환독서처럼 제가 작성한 댓글도 볼 수 있어요
책 정보는 제가 수동으로 입력하는게 아니고
알라딘에서 정보 접근 권한(api)을 얻어서
제가 만든 입력기에서 책 제목만 검색해 클릭하면
자동으로 입력이 됩니다
책 카테고리는 한국십진분류법으로 표기하고 싶어서
좀 고생을 하긴 했어요
알라딘에서는 자체 분류로 카테고리를 정해놓거든요
한국십진분류법을 자동으로 불러오려면
국립중앙도서관 api를 신청해서 거기서 가져와야합니다
그럼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정보를 가져오면 되는거 아니냐?
거긴 또 책 표지를 안줌..
총체적 난국..
하지만, 제가 해냈죠?
제가 만든 입력기에서 제목을 검색함과 동시에
알라딘 서버에서 검색해 정보를 가져오고,
국립중앙도서관에서 한국십진분류법 카테고리를 가져옴
이게 0.001초 정도의 시간으로 동시에 일어납니다
근데 또 문제가 발생함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주는 한국십진분류법 정보는 숫자랑 대분류만 줌
문학에는 말이지 소설도 있고, 시도 있는데
그냥 문학으로 퉁쳐진다고!!
그래서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불러온 정보를
제가 따로 입력해둔 분류명으로 0.001초만에 뒤집어 씌웁니다
(999개의 분류를 제가 필요한 부분만 따로 수정해 입력한건 안비밀.. 개고생을 누가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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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Book Title
Author|Publisher
2024.01.01 ~ 2024.01.31
책을 읽고 난 후
513 기술과학-의학-내과학
모두가 가면을 벗는다면
데번 프라이스 (지은이), 신소희 (옮긴이)|디플롯
2026-01-24 ~ 2026-03-03
이건 이 글에 넣을 기능은 아니었고,
호옥시 나중에 책 한 권에 대한 깊이 있는 독후감을
따로 쓸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카드형도 같이 만들었습니다
이 아이콘은 제가 만든 E-Book 아이콘입니다
저는 주로 전자책으로 읽기 때문에 책 추천 게시글에서
항상 아쉬웠던점이 E-Book이 있는지 매번 검색해야한다는 점인데요
제 블로그 글에선 따로 확인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 아이콘이 독후감이나 카드형 내부에 보이면 이북이 있단 소리~
독후감은 계속 추가될텐데 편하게 보려면
게시글의 맨 위에 있어야 편해서
게시글 맨 위, 그래프 바로 밑으로 올려놨습니다